드로잉로그 2주차_ 비온 뒤 하늘
내가 살던 나라는 비가 자주 내렸다. 내렸다가 그쳤다가 예측하기 힘든 날씨라, 장화를 매일 신고 나갔었다.
비가 내린 다음날은 하늘이 무척 깨끗했다. 그래서 나는 여름이 좋았다. 너무 덥고 지쳐도 하늘은 언제나 깨끗했다.
중학생때 자신감이 적은 친구가 있었다. 시선은 항상 발끝을 향해 있었다. 부모님이 만화책을 다 버린다고 했다.
무슨 말을 해줘야 상처받지 않을지 머리를 열심히 굴렸던 기억이 난다. 우선 머리부터 당당히 들기를 바랬다.
그래서 물었다. 최근에 하늘 본 적 있어?
그 친구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만나는데, 이제는 훨훨 날아다닌다. 번데기가 나비가 된 것같다.
그런데 정작 나는 어떨까? 그 말을 전한 후부터 가끔 생각한다. 나는 하늘을 자주 보고 있나?
그 순간부터 하늘은 내 자신감의 척도가 되어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도 비가 전보다 자주 내리는 것 같다.
비는 왜 우울함의 상징이 되어버린 건지.. 나 역시 비가 내리는 여름에는 너무나 힘들었다. 우울을 넘어 절망까지 느꼈다.
그런데도 비가 내린 후의 하늘은 너무나 깨끗하고 청명해서 뻑뻑했던 내 머리를 시원한 바람으로 훅 휩쓸고 가버린다:
당장 어제까지도 비 내린듯 머릿속에 눈물로 가득했던 나에게 전하고 싶다. 중학생시절의 내가. 최근에 하늘 본 적 있어?
같은 풍경을 파스텔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