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로그 9기 3주차-1
정말 오랜만에 간 뷔페였다.
각양각색의 음식들이 서로의 색을 뽐내면서 조화롭게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침을 줄줄 흘리게 만들었다.
우리들이 할 일은 아주 잔혹하게 이들의 자태가 부서지던 말던 집게로 사정없이 잡아 새하얀 접시에 그들을 올려 먹는 일이다.
접시엔 그들의 혈흔이라 볼 수 있는 소스들이 남겠지만 이것들은 전문 청소부들이 처리해준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마음껏 이들을 도륙내는 것.
시체는 치워줄테니 걱정할 일이라면 이 많은 음식들을 위장에 얼마나 들어갈까 하는 것 뿐이다.
인간의 위장으로선 한계가 있다.
아무리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지평선 너머까지 줄지어 서있다고 해도 먹을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있다.
그래서 난 눈물과 침을 머금고 최대한 먹을 수 있을 만큼 먹었다.
그러면서 도저히 머리속에 사라지지 않는 한 인물이 있었으니.
커비다.
신의 위장을 가진 자여!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자여! 무한마저 집어삼키는 자여!
그대가 부럽소! 난 초밥 몇 조각에 조각 케이크 2개 먹으니 끄어어어 거리는데!
아직 먹고 싶은 음식들과 디저트들이 저기 수두룩한데! 그저 보고만 있을 수 있는 내 신세란!
내가 커비였다면 이 뷔페를 파산시킬 수 있었단 말이다! 원통하다!
저 디저트들 기억해 놨다가 나중에 만들어 먹어야지.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