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로그 1주차 여름식물, 여름과의 작별인사
01. 해바라기
어느 날 사우분이 동호회에서 해바라기를 한 뭉치 꽃병에 장식하여 들고 오셨다.
그 모습이 엊그제같았는데 얼마 안가 순식간에 시들었다.
생생한 해바라기는 레몬색으로 밝고 명랑했지만 시든 모습은 진한 진노랑색. 비로소 내가 아는 해바라기의 모습이었다.
"이거 고흐의 해바라기잖아요?"
라고 말했는데, 이틀 후 지나가던 내 동기도 똑같이 말하더라.
돈이 들어온다며 한동안 우리집 현관을 장식하던 그림도 고흐의 해바라기였다.
생생한 꽃이 푹 시들어 고개를 떨굴때까지 지켜보니, 왜 고흐가 시든 해바라기를 그렸는지 알 것 같았다.
진한 단호박의 속빛같은 주황색이 아름답다.
시든 모습이 더 아름답다니, 이 모순에 나는 또 하나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내 이전 애인이 선물해준 프리즈브드 해바라기. 절대 시들지 않는 밝은 노란색 리스. 저주라도 받은 듯한 이 꽃은 내 마음 그 자체같다.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여전히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이 참 바보같다.
그래서 더 끌렸던걸까? 사무실 한켠에 시들어버린 해바라기를 보며 내 마음도 어서 시들어버리길 바라는 건지도 모르겠다.
02.연꽃
아빠 집에는 연꽃이 있다.
여름 어느 날 비를 토독토독 맞는 연꽃을 바라보던 기억을 떠올리며.
- 사용 재료
문교 수채화
피그마 마이크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