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로그 3주차_두번째_꽈리 - 화방넷 커뮤니티

드로잉로그 3주차_두번째_꽈리

chogongee 2024. 11. 30.

김지요 시인의 [붉은 꽈리의 방]을 읽고... 



내 노래 들어볼래

 

혀 끝으로 지그시 누르고

눈을 감으면 어둑어둑 걸어나오지

 

그걸 기다린다고 해야 하나

보여줄 수 없는 몽오리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물들어가는 거야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붉어지기를 기다렸어

무언가를 붙들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시간

 

허공에 그어지는 빗줄기

빗줄기가 그리는 둥근 혼잣말을 받아적었지

파문처럼 번지는 노래

 

환기되지 않은 슬픔이 주렁주렁 열린 방들

온통 빨간약을 바른 종아리를 한들거리며

아프지 않은 척 기다리고 있을게

 

아, 노래를 멈추고 싶어

발을 헛디뎌 주저앉았던 계단참의

플랫, 플랫을 조심해

 

창궐한 명아주 덤불 사이

밀교密敎처럼 익어가는

그 방의 빗장을

 

니가 열어줄래 

- 「붉은 꽈리의 방을 지나」 전문

 
시한편에 어울리는 붉은 꽈리입니다~~ 
시와 그림은 한 통속! ㅋ

재밌게 그려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