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로그 9기 3주차-2 - 화방넷 커뮤니티

드로잉로그 9기 3주차-2

rlt 2025. 6. 29.

우리는 내일이 오늘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언제가 걷던 산책로로 들어가면 자주 보던 식물들이 보인다.

매일 만나 동료와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집에 돌아가 껌껌한 방을 밝히기 위해 전등 스위치를 누르면 불이 켜진다.

이런 일들이 언제까지나 영원히 지속될거라 믿으며 우린 살아간다.

그리고 변화는 예고없이 우리 뒤통수를 후갈긴다.

언젠간 공사가 시작되어 평소 다니던 산책로가 사라질지 모른다.

동료는 어디론가 멀리 떠나가게 될지도 모르고.

불을 켰더니 픽 꺼져 다시 어둠이 방 안을 삼켜버릴지도 모른다.

우린 그럴 때 마다 이렇게 생각한다.

왜 지금? 아니 왜 지금? 굳이 지금이어야 했나? 정말로?

저녁인데? 나 나가서 전등 사오기 귀찮은데? 진짜 꺼질꺼야? 전등님? 눈 좀 뜨세요. 아 눈 뜨라고. 장난 재미없다?

어어 점마 스위치 누르니 다시 켜지다 퍽 소리나며 꺼지네? 와씨 진짜 죽었어?

어유 가버렸구만. 늙은 놈이 가버렸어. 좋은 녀석이었는데...

나가서 전등 사기 귀찮으니 잘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