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로그3기_책_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나는 유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묘지에서 추위에 시달린 몸을 녹이고 싶었다. 카운터 끝 자리에 앉아 뜨거운 커피와 쇼케이스에 들어 있던 블루베리 머핀을 주문했다. 천장 가까이 붙어 있는 소형 스피커에서 데이브 브루벡 쿼텟이 연주하는 콜 포터의 오래된 스탠더드 넘버가 낮게 흘러나왔다. 맑은 물줄기를 연상시키는 폴 데즈먼드의 알토색소폰 솔로. 귀에 익은 곡인데 도저히 제목이 생각나지 않았다. 비록 제목이 생각나지 않아도 조용한 휴일 아침에 듣기에 어울리는 음악이다. 아주 먼 옛날부터 살아남아온 아름답고 기분좋은 멜로디. 나는 잠시 아무 생각 않고 멍하니 그 음악에 귀기울였다.
진한 커피는 딱 좋을 만큼 씁쓸하고 뜨거웠으며, 블루베리 머핀은 부드럽고 신선했다. 커피는 심플한 흰색 머그잔에 나왔다. 십 분쯤 그곳에 머무르는 사이. 몸에 스며들었던 냉기가 녹아 사라진 것 같았다
커피 리필은 반값이에요." 카운터의 여자가 내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나는 말했다. "머핀이 아주 맛있네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제가 아주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서 역 앞에 이름없는 커피숍의 풍경을 상상해 그려봤어요.
이 커피숍이 나오는 장면에선 항상 블루베리 머핀이 먹고싶더라고요.
재료 : 스테들러 0.05
신한 SWC 수채물감
인스타그램 jiwoo_and_ske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