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을 쓰면 나무가 자라난다?!🌳
안녕. 나는 미술 재료 브랜드와 역사,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술에 관한 새로운 소식들을 전해주러 왔어.
(편의상 반말모드인 점 양해해줘.)
나는 요즘 심각해진 환경 문제 때문에, 물건 하나를 사도 내가 사는 물건이 어떤 제조 과정을 거치는지, 또는 쓰레기를 많이 만들지는 않는지 궁금하더라고.
그런데 연필을 구입하기만 해도 브라질에 나무를 심을 수 있다면? 말도 안 되는 상상 같지.
오늘 내가 가져온 파버카스텔이라는 브랜드가 이걸 해내고 있어.
게다가 최초의 연필 회사, 파격적인 직원 복지와 지속 가능한 환경을 고려한 회사라는 사실!
연필과 색연필, 만년필 등 이미 우리에게 꽤 친숙한 브랜드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파버카스텔의 스토리를 들어보지 않을래?
✏️ 연필 만드는 게 유행이라고?
먼저 16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자. 지금의 연필은 독일 문화의 중심지인 뉘른베르크에서 수많은 장인들로부터 생산되기 시작했어.
당시 연필 산업이 융성하자, 많은 사람이 연필 판매를 시작했었대. 파버카스텔의 창립자인 카스파르 파버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어.
사실 카스파르 파버는 캐비닛 제조업자라서, 남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연필을 만들었을 만큼 소규모로 시작했었어. 그 후에 대를 이어 사업을 확장하게 된 거지.
(이제 곧 이어지는 내용이니까 놓치지 마~)
⚖️ 파버카스텔 vs 스테들러 !
사실 최초로 연필을 제작한 곳은 파버카스텔이 아니라 스테들러!
그러나 스테들러는 당시 뉘른베르크 장인의 규정에 묶여, 한참 후인 1835년에야 공식적으로 회사를 등록할 수 있었어.
반면 규제에서 자유로운 슈타인에서 사업을 시작한 파버카스텔은, 법적으로 스테들러보다 먼저 1761년에 회사를 등록할 수 있었지.
이 때문에 연필 제작의 원조에 대한 법정 공방은 그 후로 무려 200년 동안 지속되었고, 법인 등록을 먼저 한 파버카스텔이 이기게 되었대.
(↑로타르 폰 파버, 1817~1896)
💸 금 대신 발견한 OO?
처음부터 파버카스텔의 사업이 잘 된 건 아니었어. 이후 4대 로타르 폰 파버가 업계 최고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었고, 사업을 크게 확장시키는 데 성공해.
연필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흑연이잖아?
당시에 연필의 재료로 적합한 흑연은 영국의 보로데일 지방에서 나온 흑연을 이길 수가 없었어. 그래서 오랫동안 영국이 연필 산업을 독점했지. 그런데 1846년 시베리아 동부 알리베르 산에서 금을 캐러 간 상인이 금 대신 고품질의 흑연을 발견한 거야.
금이 아니라 실망하지 않았느냐고? 전혀!
17, 18세기에 흑연은 수십만 파운드를 호가하는 금만큼이나 비싸게 판매되던 귀중한 재료였어.
그래서 흑연을 지키기 위해 총으로 무장한 경비와 도적들 간에 전쟁이 치러질 만큼이었어. 또 광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혹시라도 흑연을 따로 챙겨 나오지 않게 경비대원들이 모두 옷을 벗겨가며 철저하게 검사했대....
(집에 굴러다니는 연필 속 흑연이 금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이미 백만장자~)
🏘️ 파버카스텔 나라를 세웠다?
당시 가장 큰 연필회사였던 파버카스텔은 이곳 알리베르의 흑연 독점 구입권을 구매한 뒤, 5년 동안 흑연 개발에 매진했어. 이 흑연 개발 방식은 기업 비밀이었기 때문에, 파버카스텔은 직원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제공해.
독일 최초의 근로자 복지를 위한 건강보험을 만들고, 직원들의 자녀들을 위한 탁아시설과 직원용 아파트 단지도 새로 지어 제공하였다고 해. 그리고 직원들을 위한 저축 은행을 설립하고, 연금제도 및 직원들이 저렴한 가격에 식품을 살 수 있는 소비자 협회도 설립했대.
덕분에 직원들은 당시 비교적 높은 생활 수준을 즐길 수 있었고.
(이 정도면 나라를 만든 거 아닐까? 나 같아도 회사에 충성하고 다녔을 것 같아.)
✏️ 연필의 기준은 파버카스텔로부터
지금 책상에 있는 연필을 한번 봐봐. 육각형 모양으로 생기지 않았어?
육각형 연필도 로타르가 최초로 제작한 거라는 사실! 육각형 연필은 다른 형태보다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형태라고 해.
또한 흑연에 점토를 섞어 구워내는 공법을 도입해서 경도와 짙기가 각각 다른 연필을 생산해 냈어. 8B에서 8H까지 있는 연필심 등급도 세계 최초로 고안해 낸 거야!
덕분에 우리도 그림 그릴 때 딱 맞는 연필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거지.
로타르가 만들어낸 육각형 모양뿐만 아니라 연필의 길이가 18cm인 것도 이후 연필 업계 표준이 되었어.
🛡️ 짝퉁 멈춰!!
로타르는 최고급 품질을 독점하고, 연필에 당시 회사 이름인 A.W.Faber를 새겨서 필기구 최초로 브랜드화를 시작해.
그러자 시장에는 똑같은 문구가 쓰인 모조품이 우후죽순 늘어났대. 이러한 값싼 모조품에 대응하기 위해서 로타르는 재산권 보호에 관한 법률안 통과 청원서를 제출하고 이듬해 1874년에 법안이 실행되었어.
(로타르의 정의 구현과 실천력.. 놀랍지 않니?)
(↑독일 최초의 유치원)
👶 어린이도 안전하게!
이런 완벽한 로타르의 행보는 이게 끝이 아니야.
로타르는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어린이들을 악영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유치원과 도서관 및 여러 교육기관에 많은 투자와 후원을 하였대.
또한 파버카스텔은 1992년에 업계 최초로 친환경 수성페인트를 사용하면서 연필의 주요 사용자인 아이들이 입에 깨물거나 빨아도 유해하지 않도록 만들었어.
지금까지도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서, 2001년에는 파버카스텔 아동기금재단을 설립하여 개발도상국의 아동들에게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인도와 콩고에 병원을 세워 환자를 돌보고 다문화 자선 어린이 예술 프로젝트를 개최하는 등 세계 모든 어린이가 공평한 기회를 받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대.
👀 그래서 파버카스텔이란 이름은 언제?
로타르의 이런 혁신적인 노력으로 사업은 번창하였고,
1898년 로타르의 손녀인 오틸리에 폰 파버와 독일의 알렉산더 카스텔 뤼덴하우젠 백작이 결혼하면서,
두 가문의 이름을 따 지금의 파버카스텔(Faber-Castell)이라는 이름이 탄생했어.
(↑안톤 볼프강 본 파버 카스텔 백작, 1941~2016)
🌲나무를 심는 연필
1978년에 8대 상속자가 된, 안톤 볼프강 본 파버 카스텔 백작은 기업의 환경 의식을 중요한 가치로 삼았어.
연필은 목재를 주원료로 쓰다 보니 자연자원의 고갈이나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생각될 수 있잖아.
실제로 파버카스텔은 연간 15만 톤 이상의 목재가 사용된다고 해. 그래서 사용하는 나무보다 더 많은 양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지속 가능한 숲 프로젝트’를 만들었어. 브라질에 여의도의 12배에 달하는 1억㎡의 규모의 숲을 만들어 목재 공급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야.
또한 이 브라질 산림에서 생태계와 생물의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서 환경 관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대.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서 관리하기 위해 산림관리협의회에서 국제 산림경영 인증제도(FSC)를 통해, 파버카스텔은 숲에서 재배되는 묘목에서부터 포장된 연필에 이르기까지 환경보전에 대한 추적관리를 받고 있어.
이렇게 보니 파버카스텔이 또 다르게 보이지 않아?
(나도 나무를 위해 남아 있는 몽당연필도 버리지 말고 끝까지 써야 할 것 같아.)
(브라질 숲에 있는 포유류 종의 수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설치한 카메라에 포착된 퓨마래! ㅋㅋ.)
(이건 가장 큰 연필은 아닌데, 독일 슈타인 파버카스텔 방문객 센터에 있는 12미터 연필이라고 해서 가져와 봤어)
🥇 가장 크고! 작고! 비싼! 연필
또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줄게.
파버카스텔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연필뿐만 아니라, 가장 큰 연필, 가장 작은 연필, 가장 비싼 연필까지 만들었어. (타이틀을 좋아하나 봐)
가장 작은 연필은 17.5mm이고 가장 큰 연필은 19.75m에 달해. 가장 큰 연필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세계에서 가장 큰 연필 공장을 착공할 때 기념으로 만든 건데,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연필은 얼마일 것 같아?
무려 한 자루에 9,000유로!! 한화 1,200만원 정도야.. 2001년 회사 창립 240주년 기념 한정으로 생산한 ‘퍼펙트 연필’이래.
🏰 직접 파버카스텔 성에 갈 수 있다고?
이렇게 파버카스텔은 연필 제조로 시작해서 자, 지우개, 만년필, 파스텔, 색연필 등의 명품 필기구를 만든 오랜 역사가 있어.
게다가 볼프강 폰 괴테, 빈센트 반 고흐, 세계적인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케네디 대통령까지 애용할 만큼이니 제품력은 인정받았다는 거겠지?
이런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파버카스텔의 본사인 성에 직접 들어가서 체험할 수 있다는 사실! 나도 조사하다가 알게 됐는데, 이 멋진 성에서 연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두 눈으로 본다면 정말 흥미로울 것 같아.
언젠가 독일에 간다면 가보고 싶은데, 독자들 중에서 먼저 가게 되면 꼭 후기 알려줘!
궁금한 사람을 위해 링크 남겨둘게.
앞으로 파버카스텔 제품을 사용하면서 그 속에 깃든 역사와 사회 공헌 프로젝트까지 떠올리게 된다면, 더 이상 하나의 연필로만 보이지 않게 될 것 같아.
이 글을 통해 파버카스텔에 대해서 궁금해진 사람들을 위해, 파버카스텔 브랜드샵 링크를 남겨두고 들어가 볼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다음에도 재미있는 내용 가지고 돌아올게!
(출처 : 연지영, 김연성, 최정일 (2013), 연필로 쓰는 지속가능 체화 스토리- 250년 역사의 필기구 전문기업 파버카스텔을 중심으로 -
연필의 역사 https://www.fig1.kr/history/pencil
파버카스텔 홈페이지 http://www.faber-castell.co.kr/ https://www.faber-castel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