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마크, 사실은 실수로 시작되었다?
안녕!⭐ 나는 미술 재료 브랜드와 역사,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술에 관한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러 다시 왔어.
(저번에 올린 이 글로 처음 인사를 했었지)
편의상 반말모드인 점 양해해 줘.😉
요즘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발달로 종이가 위협을 받는다는 의견들 들어본 적 있을 거야.
나도 아이패드를 갖고 있어서 매일 사용하긴 하지만,
아이패드에 그림 그리는 게 어색해서 종이에 그리는 걸 선호하는 것 같아.
또 책도 항상 종이책으로 보게 되고.
사람들도 여전히 아이패드에 종이질감 필름을 찾는 걸 보면, 우리는 종이를 더 편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기도 해.
그래서 문득 종이의 탄생과 역사가 궁금해졌달까..? 🧐
종이의 역사를 추적하다보니까 파브리아노라는 브랜드가 나오더라구.
종이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로 생각해.
그런데 이런 파브리아노가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인 사실을 알고 있었어?
그리고 이 파브리아노라는 브랜드가 종이 하나로 무려 760년의 전통을 갖고 있대..!
말 그대로 종이의 역사를 써 내려간 브랜드라고 할 수 있지.
** 여기서 잠깐!! 💨
본격적으로 파브리아노에 대해 알아보기 전 종이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고 있으면
이해도가 훨씬 높아질 것 같아 짧게 종이의 역사를 알아보고 가자!
(재미를 위해 종이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작성해 보았어)
1. 종이! 너 어디서 온 거니?
: 저는 사실 중국에서 시작되었답니다? 처음에는 대마(..!!)를 잘게 빻아서 만든 식물성 섬유로 만들었어요! 🌿
2. 너는 어떻게 유럽에 가게 되었니?
: 처음부터 유럽에 가게 된 건 아니고요, 중국에 수 세기 동안 있다가 중국(당나라)과 아랍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인해, 중국 장인들의 종이 제조 기술이 아랍 사람들에게 알려졌답니다~!
3. 아랍 사람들의 반응은?
: 저는 한번 지우면 자국이 남아서 감쪽같은 수정이 어렵잖아요?
저의 이런 정직함 때문에 아랍의 왕이 신뢰가 중요한 공식적인 문서를 쓰는데 애용했답니다 ><
그래서 다른 나라의 왕들도 저를 찾아 쓰기 시작했어요.
4. 너 파피루스랑 양피지랑 뭐가 다른 거니?
: 둘 다 저보다 선배님이시거든요, 그래서 제 이름이 파피루스 선배님과 비슷하게 지어졌어요. 근데 파피루스는 갈대에서 나온 섬유를 직조해서 만든 거예요, 양피지는 어린 짐승의 가죽을 얇게 펴서 만든 거구요.
이상 종이와의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파브리아노로 돌아가 보자.
⚓ 이탈리아 소도시 파브리아노에 감금되다!
아랍의 해적들이 이탈리아를 휩쓸고 다니다가, 이탈리아 선원들에 의해서
외딴 장소인 파브리아노에 감금되었대.
그런데 이 아랍 해적 중 몇 명이 그 전에 제지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던 거지.
그들은 자신들의 종이 제조 기술을 담보로 감금에서 벗어나고자 했대.
거기에다가 이미 파브리아노는 오래전부터 직조공들과 대장장이들의 기술이 있었던 도시였기 때문에,
종이를 만드는 기계를 발명할 수 있었어.
과거에 노동자들이 작업하던 것을, 강물의 힘으로 움직이는 나무망치가 달린 물레방아를 사용하여
종이의 원료인 섬유 조각들을 빻게 만든 것이지.
📝 종이에 젤라틴이 들어가?
종이 위에 글을 쓰려면 종이의 표면에 잉크가 섬유 덩어리에 스며들지 않도록,
표면을 다듬어야 했지.
과거에 아랍인들은 이 작업을 식물에서 얻은 전분을 사용해서 섬유 펄프를 결속시켰대.
이곳 파브리아노에서는 무두장이들 기술 또한 발달하였는데,
이들이 종이 기술에 크게 기여했어.
(*무두장이란? 짐승의 가죽을 가공하여 피혁으로 옷, 신발, 벨트, 가방 등 가죽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야).
그들이 가죽 삶을 때 생기는 물을 사용하여 종이를 접착하기 시작한 거야.
동물성 젤라틴 접착제 덕분에 종이는 더 강해질 수 있었고,
종이 위에 모든 종류의 필기구로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해졌어.
💡 실수에서 시작된 워터마크
이렇게 생겨난 제조 비법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파브리아노는
이 비법을 외지인들에게 알려주는 것을 금지하였어.
그러나 퍼져나가는 모방을 막을 수는 없었지. ☹️
그러던 중 섬유 반죽을 올려놓았던 구리 여과기의 망가진 구리 선으로 인해 생긴
가느다란 구리 자국이 힌트가 되었어!
이 자국은 종이를 빛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들어 올렸을 때만 보였는데,
이것이 지금의 워터마크가 된 거야.
이 워터마크 기술을 이용해 종이에 이름, 형태, 품질 등 다양한 정보를 삽입하여서
파브리아노의 상표를 널리 알렸지.
💶 유로 € 화폐까지 접수~
이러한 파브리아노의 워터마크 기술은 보안 종이 분야에서 높은 명성을 얻어.
2002년부터 유로화 지폐도 파브리아노 종이로 만들었대!
(⬆️베토벤의 악보)
🎼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베토벤 레츠 고!
르네상스 시대의 3대 거장으로 알려진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도 파브리아노 종이를 애용했다고 해.
작곡가 베토벤도 파브리아노 종이에 작곡했다니!
모든 장르 예술가의 사랑을 받은 종이인 거야..♥
🗯️ 아참! 20세기 화가 중에는 프란시스 베이컨도 있어.
재미있는 건, 처음에 베이컨은 파브리아노 종이 구석에 있는 워터마크가 광고인 줄 알고 잘라내고 드로잉을 했대.
그래서 파브리아노 종이에 그려진 여러 드로잉은 모서리가 잘려 나가서 없대.
나중에 그 의미를 알고 나서 더 이상 잘라내지 않았다고 해. ㅋㅋ
🔊 파브리아노 모두 뭉쳐!
1782년 산업 혁명 당시 피에로 밀리아니는 파브리아노 지역 곳곳에 흩어져있던
공방 수준의 소규모 제지공장을 하나로 모아서
현재 파브리아노 회사로 거듭난 ‘밀리아니 종이 회사’를 창업했어.
🔧 종이로 할 수 있는 건 다 만든다!!
7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종이 하나만 만든 기업은 달라도 다른 것 같아.
파브리아노는 미술 전문 용지뿐만 아니라,
여권용 종이, 인쇄지 등 각 용도에 맞는 섬유의 특징을 파악하고 각기 다른 제작 기술을 적용하여 제작한다고 해.
수제 종이부터 두루마리 종이, 두꺼운 판지나 섬유지를 모두 만드는 유일한 제지회사가 된 비결이지.
♻️ 환경도 놓칠 수 없지
파브리아노는 종이에 들어가는 목재와 물 모두 소중히 여기며 지속 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려고 노력 중이야.
FSC인증품으로 종이를 제작하며, 수력발전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서 전력 공급을 받고, 공장에서 오염물질을 줄이고 깨끗한 물을 다시 강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하네.
패키지에서도 플라스틱 성분을 줄이고 생분해할 수 있는 종이 포장을 사용하고, 패키지의 인쇄 성분에도 동물성 재료가 아닌 비건 성분을 사용했다고 해. ☘️
🤝 한국의 아티스트 공식 기술 파트너사
2년에 한 번씩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는 국제적인 미술 행사인 베니스 비엔날레가 개최되고 있어.
1895년부터 시작되어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현대미술 축제인데,
이번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공식 병행전으로 빌모트 파운데이션이라는 갤러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이배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어. (2024 4월 20일~11월 24일)
이번 전시에서 파브리아노는 공식 기술 후원을 하였어.
전시 공간의 모든 표면에 파브리아노 전통 제지를 사용하여 전통 배첩 기법으로 도배를 하였고, 바닥은 한지와 파브리아노 전통 제지를 합쳐서 도배를 하였다고 해.
이렇게 만든 여백의 공간이 이배 작가의 숯 작품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참고로 나도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를 위해 베니스 여행을 가서 이 전시를 본 적이 있어!
베니스의 운하를 따라 걷다가 들어간 전시장은 정말 아름다웠지.. (아련)
나의 베니스 비엔날레 이야기도 궁금하다면 댓글로 남겨줘~ 후속편을 적어볼게!)
이렇게 파브리아노와 함께 한 종이의 여정은 이만 마무리해 볼까 해.
오래된 브랜드 하나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속에 재료의 역사가 녹아 들어 있어서
나는 개인적으로 정말 흥미로웠는데, 다들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 😎
그럼 나는 다음에도 재미있는 내용 가지고 돌아올테니 기다려줘~ 📩
댓글 좋아요도 슬쩍 부탁해볼게..♡
출처: 에릭 오르세나, 「종이가 만든 길」, 작은 씨앗, 2014
파브리아노 홈페이지 https://fabriano.com/en/
바이브랜드 https://buybrand.kr/story/fabriano/
파피루스 양피지 이미지: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