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료는 그에 맞는 값을 내야하지만 그래도 합리적인 - 화방넷 커뮤니티

좋은 재료는 그에 맞는 값을 내야하지만 그래도 합리적인

찌읏 2024. 8. 30.

더 자세한 리뷰는 유튜브 채널 hey찌읏jjiet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시간은 윈저앤뉴튼과 함께 하는 시간인데요?

드디어 제 주종목 중 하나인 수채화 물감과 붓을 리뷰해보는 시간이예요! 개인적으론 프로패셔널 라인을 세트로 써본 적도 없는데다가 코트만을 가지고 있어서 비교 해보고 싶어서 엄청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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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해볼 제품은 윈저앤뉴튼 프로패셔널 수채화 물감 5ml 20색 세트

그리고 신서틱 세이블 전문가용 수채화붓 round 6호, 8호와 신서틱 세이블 전문가용 수채화붓 quill Medieum 입니다!


 재료에 대해 설명하기 전 먼저 윈저앤뉴튼에 대해 짧은 설명을 하자면 1832년에 설립돼 런던에 본사를 둔 영국의 제조 회사로 아크릴, 오일, 수채화, 과슈, 붓, 캔버스, 종이, 잉크, 흑연 및 색연필, 마커, 목탄 등 다양한 미술재료를 생산하는 브랜드입니다.


윈저앤뉴튼 프로패셔널 라인은 아직까지도 창립 원칙에 따라 제작된다고 합니다. 최고급 전통 및 현대 안료를 사용하며 투명성과 내광성을 높이고 과립화 현상(안료와 미디엄이 분리되어 겉돌아 칠하기 힘든 상태)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요.

 

저는 이미 코트만 라인(학생용)을 무난하게 잘 써왔어서 프로패셔널 라인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항상 궁금했어요. 코트만 라인 역시 물에 잘 녹고, 차분하고 조화로운 색 조합이나 발색력 모두 만족스러웠거든요. 그것도 영국에서 미술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더 할인해주는 가격에 저렴하게 구매해와서 용량대비 엄청 싸게 사왔었는데요? 프로패셔널 라인 역시 정말 합리적인 가격이었습니다. 보통 고급 라인은 용량이 적거나 갯수가 적어도 가격대가 확 올라가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좋은 줄 알면서도 선뜻 구매하기엔 망설여집니다. 하지만 윈저앤뉴튼 프로패셔널 라인은 아무리 5ml라고 해도 개당 5,500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 화방넷 판매가 110,000원이라는 가성비 넘치는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어요. 20색이나 되는데 십만원 극초반대라니 고급 수채화 물감을 써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정말 혜자같은 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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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거예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은 다른 제품에 비해 제품력이 떨어진다는 소리 아니야? 

결론부터 써본 제가 말씀드리자면 그 생각은 큰 오산입니다. 제가 코트만을 써봤던 지라 정말 확실히 비교가 되어 제대로 느껴졌어요. 사실 다른 제품에 비해 떨어질 것이란 생각은 안 했지만 코트만과 사용감이 다를 거란 예상은 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확연히 달랐어요.

일단 위에 있는 발색표만 봐도 겹치는 색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것은 36색이었는데 20색과 완벽하게 겹치는 색상명이 단 다섯개 뿐이었어요. 이미 색 구성부터 다르다는 소리죠? 비슷해 보여도 완전 달라요. 여기엔 안 보이지만 코트만이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swc를 써본 분들에게 낯설지 않은 구성이라면 프로패셔널은 색구성부터가 저에게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물감을 꽤 써봤는데도 빨간색 라인 쪽은 정말 처음 써본 색이었구요, 갈색라인 쪽을 제외하곤 차가운 색감으로 고급스럽게 잘 뽑혔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제가 낱개로도 꽤 여러 브랜드 써봤는데 겹치지 않은 색이 꽤 있었어요. 그리고 갈색 라인은 보통 반다이크 브라운이나 세피아, 로우 엄버나 옐로우 오우커 같은 색을 구비해놓기에 그정도 예상했는데 갈색라인이 무려 6개나 들어간다는 점에서부터 신선했습니다. 저는 적게는 두개, 많게는 네개 정도 예상했거든요? 근데 황토색에서 모래색의 노랗고 붉고 따스한 계열의 색을 세분화해서 저렇게 많이 넣어줄줄 몰랐어요. 이것 역시 색이 아주 고급스럽고 예뻤는데 이전에 제가 쉬민케 닷카드로 받아서 써봤던 색들과 거의 유사했거든요? 발색도 투명함도 약간 우윳빛에 투명하고 맑은 느낌까지도요. 근데 뜬금없는 조합이 없이 서로 조화롭게, 특히 자연의 색을 담을 때 정말 예쁠 구성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발색된 것만 봐도 같은 색상명임에도 발색이 차이가 납니다. 프로패셔널 라인은 굉장히 고발색인데 엄청 맑고 투명하게 발색이 되며 전체적으로 매우 색감이 고급스럽단 느낌이 듭니다. 이건 정말 써보면 바로 알아요. 아까 빨간색 라인과 갈색 라인이 잘 뽑혔다고 말씀 드렸는데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색들도 너무 잘 뽑혔어요. 제가 느꼈던 그 놀라운 발색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드리고 싶은데 제 설명이 너무 한정적이라 안타깝기까지 하네요ㅠㅠ

이제 붓 소개를 할건데요. 이 신서틱 라인은 동물털을 사용하지 않은 최고급 수채화 붓으로 수채화 붓에서 최고급으로 손 꼽히는 콜린스키와 유사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빅토리아 여왕이 직접 최고의 수채화 붓을 만들라고 명령해 탄생한 정말 유명한 콜린스키 세이블 브러시 시리즈 7의 노하우가 잔뜩 담기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콜린스키처럼 우수한 담수력과 보수력을 가지고 있지만 인조모 특유의 적당한 탄력까지 가져 더 사용하기 쉽게 만들었어요. 핸들 역시 자작나무를 사용해 인체공학적으로 만들어 손이 편하게 만들었다고 해요. 

이미 발대식에서 3호를 증정해주셔서 이미 저는 사용감을 알고 있었어요. 물을 잘 머금어 넓은 면을 부드럽게 칠할 수 있기도 하지만 탄력이 좋아 묘사나 모양만들기 좋았거든요? 거기다가 엄청 가볍고 손이 쥐기 편하게 굴곡이 있어 장시간 사용해도 하나도 무리가 가지 않았어요. 근데 같은 라운드 라인에서도, 몹 브러쉬에서도 여기에 장점이 더 추가 됐답니다! 

둘다 그 사이즈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편이었고 특히 몹 브러쉬는 꽤 두꺼운 편인데 두께에 비해 손이 하나도 버겁지 않았어요. 저 정도 크기면 보통은 좀만 써도 들고 있기 버거운 느낌이 들거든요? 근데 그런 느낌이 안 들었다는 것부터가 윈저앤뉴튼의 기술력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이 붓에 대해서 말씀드려야 할 타이밍인데 둘다 컷팅도 딱 마음에 들게 되어 있고 모 자체도 빽빽하게 많이 들어있고 긴 편이라 사용도가 많아 다양하게 쓸 수 있는 편이었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띤또레또 450을 쓰며 이건 완전 쓰는 느낌이 다르다고 한 것처럼 이 붓도 완전 사용감이 달랐는데요. 먼저 숱이 많아 동양화 붓이나 콜린스키처럼 물을 잘 흡수하고 붓 대가 길어서 넓은 편을 펴바르기 너무 편했어요. 자유롭게 흐트러지는 모양이나 넓게 퍼지는 면적이 이 작은 붓에서 최대치의 면적을 뽑아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콜린스키도 힘이 너무 없거나 컷팅이 잘 안 되어 있으면 면적이 넓게 칠할 수 있어도 내 마음대로 물 조절도 안 되어 나오는 모양조차 컨트롤이 힘들거든요? 근데 이건 그런 점을 하나도 느끼지 못했어요. 다 컨트롤이 될 만큼 모양이 잘 잡혀져 있다는 점에선 인조모의 특징이 잘 살았구나 라는 느낌도 드는게 인조모를 쓸 때랑은 또 느낌이 달라요. 잘 만든 ㅋ콜린스키와 비슷한 느낌이 확실히 나요. 

그리고 이 붓이 앞이 아주 잘 모이고 적당한 탄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놀라웠어요. 이 탄력은 동양화 세필붓보단은 더 쫀쫀해서 컨트롤이 잘 되는 느낌이었는데요? 면을 쪼개거나 날카로운 면을 만들기, 특정한 모양을 만들기에 아주 좋았어요. 보통의 힘있는 인조모처럼 중간에 심이 강하게 잡혀 있는 느낌이 전혀 없는데 앞부분에서 어떻게 그런 탄력이 나올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예요. 이 탄력은 나뭇잎이나 물결같은 유연한 곡선과 탄성을 원하는 묘사 부분에서 완전 빛이 납니다!

인조모긴 하지만 전문가용 수채화붓 라인인데 각각 9,600원 11,200원 39,100원 밖에 안 하는 거 보면 사용감이나 라인 대비 가성비 내리는 편이예요. 앞에 모인 포인트 부분부터 컷팅된 단면, 붓 전체의 넓은 면적까지 다양한 면을 초보자조차 쓸 수 있는 난이도 낮은 사용감으로 쓸 수 있다니. 합리적이라고 제목에 썼던 조건을 계속 충족하고 있죠?

느낌이 너무 맘에 들어 바로 채색을 시작해 봤는데요.

불행하게도 보시는 것처럼 종이 상태가 둘 다 안 별로여 위기에 바로 봉착했습니다. 위의 종이는 전체적으로 사이징이 사라져 있었고 아래 종이도 가운데만 제외하고 사이드로는 사이징이 사라져 있었어요. 사이징이 사라진 종이는 원래의 발색이 나오지 않고 얼룩이 잔뜩 생기며 터치들도 다 물먹은 것처럼 먹먹하게 먹어버리는데요. 정말 난감하다 싶었어요. 그래도 스케치를 버릴 수 없으니 아래 그림은 어차피 사이드만 사라졌으니 진행했고 윗 그림은 급하게 멀티 사이징 용액을 발랐습니다.

재료가 좋아서일까요? 색이 맑게 나오거나 제대로 발색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90%인 상황에서 색이 거의 제대로 나왔어요. 두 그림 모두요. 얼룩이 생길지언정 맑고 투명한 색이 유지됐고 조색을 해도 탁해지는 것 하나 없이 고채도 그대로 유지 되었어요. 

전에 사이징이 사라진 종이는 묘사도 퍼지듯 흡수되듯 사라지고 색도 부쩍 날라갔는데 붓이 좋아서 그런지 물감이 좋아서 그런지 둘  다 좋아서 그런지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어요. 베네치아를 그린 종이는 물번짐이 좋고 묘사는 안 되는 종이었어서 그림을 그리면서도 걱정이 많았는데 붓이 잘 쪼개주고 날카로운 면이나 선도 잘 만들어 주어서 묘사들이 뭉개지지 않고 다 올라오더라구요. 급하게 사이징 용액을 발라도 건조시간이 모자라 용액의 장점을 거의 받아먹지 못한 종이에서 조차도요. 

앞에 말씀드린 장점을 한껏 느끼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실컷 보니 이 재료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더라구요. 거의 버릴뻔 한 그림을 모두 살려냈습니다. 재료가 잘 서포트 해주니 그림을 두개나 그렸는데도 빨리 완성할 수 있더라구요.

전문가용 재료를 써보고 싶었는데 가격 면에서 부담스러웠던 분들, 그 가격대에서 최대의 사용감, 최고급의 재료를 써보고 싶으셨던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