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 수채 괴슈 사용 후기 - 화방넷 커뮤니티

젤리 수채 괴슈 사용 후기

금손햄찌 2025. 7. 27.

디지털 드로잉으로 과슈 느낌을 내보고자, 브러시와 종이 질감 등 화려한 도구들을 찾아 헤매던 시절이 떠오른다. 과슈가 어떤 느낌인지도 모른 채, “과슈 일러스트”라고 검색해 나오는 그림들을 뚫어지게 바라보곤 했다.

우리는 검색의 가능성을 곧잘 자신의 지식으로 착각하곤 한다. 검색창에 질문을 던지면 몇 분 만에 ‘전문적인’ 지식이 쏟아져 나오니, 그걸 읽은 것만으로도 내가 ‘안다’고 여겨버리는 것이다.

이번에 사용한 젤리 수채 과슈 물감은 선물받은 지 오래된 재료다. ‘아끼다 똥 된다’는 말처럼, 아끼다가 정말 똥 될 뻔했다.

HIMI,수채과슈

트윈컵

물을 많이 섞으면 수채화처럼 표현할 수 있고, 적게 섞으면 아크릴처럼 꾸덕한 질감을 낼 수 있다. 종이 위에서 마르는 물감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촉감’을 실감했다. 붓을 통해 손끝으로 전해지는 종이와의 마찰. 그 감각은 디지털 드로잉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디지털 드로잉은 다양한 재료를 손쉽게 흉내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촉감은 결국 미끄덩한 아이패드 화면과 매끈한 애플펜슬일 뿐이다.​

재료의 물성은 시각적으로 구현되지만, 손끝의 감각은 소외된다. 그래서 디지털 작업은 점점 시각에만 의존하게 된다. 나는 촉감의 중요함을 잊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종이 위에서 마르는 물감을 손으로 만져본다. 그 작은 행동에서 오는 기쁨은, 완성된 결과보다도 더 크다.​

디지털 드로잉이 결과적으로 더 쉽고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 해도, 그림을 ‘그리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싶다면, 역시 수작업이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